레드그레이브님 넨도제작일지 후편
2017년 하반기경
언라이트에 레드그레이브님 실장되시어
우 로쏘 좌 파르모 끼고 구 사천왕으로 군림하며 이름을 날리실제...
대충 그 시절부터 계획되어 온 것 같은 장대하고 유서깊은 계획에 참여할 수 있는 영광스러운 기회를 얻음.
당시 아는분의 넨도 헤드를 건드려보고 한참 퍼티에 재미붙일때라 아무것도 보장할 수 없었는데
마치 볼것없는 신생 스타트업에 사장만 믿고 큰 외주 주시는 고객님처럼 다담님의 투자가 시작되었다...
----------------------------------------------------
다담님: 라벤님 저번에 그거...
나: 좋아요
다담님: 도색은 따로 안하셨던것 같아서 조형만...
나: 도색 저 하면 안되나요?!!
다담님: 기한은 내후년이어도 되니까...
나: 아무렴 테크웨이보단 제가 빠를겁니다.
----------------------------------------------------
묻지도 따지지도 않으시는 깊은 신뢰앞에 그저 힘을 다할뿐...
아무튼 가장 비슷해보이는 이 바디를 구하셨다며 자료를 쭉 만들어서 보내주셨는데
결론은 편한대로 하세요! 였으므로 편한대로 작업함.
대단히 아름다우신 레드그레이브님은... 그 디테일도 많고 훌륭하시어
만약 처음시도하는것이었다면 그다지 자신이 없었음을 솔직히 고백합니다.
그러나 다담님은 병조림을 먼저 맡기시어 마치 할수만 있을것같은 자신감부터 불어넣으시는
제한파다운 용의주도함을 보이셨고 나는 그만 넘어가고 말았다.
...
갑자기 단계가 너무 뛴 것 같지만
나는 원래 작업에 쉽게 심취해서 작업사진을 잘 못찍는다...
이것도 그나마 다담님에게 보여드리기 위해 열심히 파츠를 모아 찍은것...
기억나는 것을 적자면
원래 부츠 길이가 비슷해서 그대로 쓸 수 있을것이라고 생각하셨던 모양이나
다시 만드는게 차라리 편하여 그냥 무릎 아래를 잘라내고 새로 발을 만들었다.
때문에 일반 넨도와 약간의 키차이가 있으신 편.
치마는 말씀하신대로 거의 개조가 필요 없었으나
넨도의 재질상 사포질이 잘 먹지 않아 상의 갈아내는게 생각보다 오래 걸림.
레드그레이브님의 설정에 충실하기 위해 그 부위도 세심하게 덜어냈다...
리본도 역시 달려있는것을 그대로 쓰기에는 모양도 다르고 어차피 도색할때 희생되어야하는 파츠라
깔끔하게 포기하고 새로 만듬.
머리조형.
앞이마쪽 머리를 모두 깎아서 없애고 (앞머리가 두터운 넨도라 아주 힘들었다)
새로 조형해서 붙인 상황.
더듬이는 잃어버리거나 부숴먹을것이 틀림없다며 탈착식으로 해달라 하셨기 때문에
방법을 좀 고민했으나
끼워넣는 방식으로 하면 분명 몇번만에 본체도 스크래치가 가고 유격이 발생할것을 믿어 의심치 않았다.
왜냐하면 그건 정품 넨도도 그러니까...
그래서 약간 똑똑한 기분을 느끼며 앞머리 사이에 네오디뮴 자석을 넣고
상대적으로 얇은 앞머리에는 철사를 박아넣음.
조각이 그렇게 무겁지는 않기 때문에 탈착정도의 움직임은 대충 버티는듯.
헤드셋은 원래 탈착식을 원하시긴 했는데 그러자니 너무나 일이 복잡해져서 붙이는것으로 합의.
내린 앞머리는 아래를 완전히 잘라내고 퍼티로 만든부분과 연결해야했기 때문에
접촉면적이 너무 좁으면 떨어질것이 우려되어 맞물림시공을 함.
중간 조형 확인용으로 보내드린 사진.
숫자가 적혀있는 것은 퍼티가 아닌 타재료로 만들어질 것이라 아직 없음을 설명한것... 이었던듯.
1. 목부분의 붉은 보석은 투명해야 하므로 레진캐스트.
2. 넓은 리본은 퍼티로 제작되면 부러질 가능성이 있으므로 경화후에도 잘 휘어지는 수지계 점토.
3. 뾰족한 뿔 부분은 퍼티일경우 각을 세웠을 때 쉽게 모서리가 상할 수 있으므로 다른 경화 에폭시.
그 외 다른 파츠는 모두 에폭시퍼티.
대충 이때쯤 타재료 들어가는 파츠를 제외한 조형은 완성되었는데 이때가 내 기억으로는 아직 더울때인데...
그래서 이제 도색을 슬슬 해보기 위해 바로바로 회신 가능하도록 카톡방을 팜.
도색에 관해서는 완전히 초보자나 다름없는 상태라서 우왕좌왕해가면서 에나멜을 샀는데
이때 산것중에 절반이 못쓰는거라 새로 산듯... 특히 저 은색은 뿌려놓고 문질러서(!!!) 광을 내는 타입의 에나멜이라
건담 무기같은거에나 사용하고 완성 후 다시는 만져선 안된다는듯.
무수한 실패의 흔적들...
일단 만만한 팔다리를 붙잡고 도색해보고 세척하고 도색해보고 세척하고 마스킹을 연마함.
하필 이때가 여름이라 습도때문에 대환장파티라서 답이 없는 정체기에 이르렀음.
나에게는 도색의 재능이 없는가 의기소침한 그때 한가지 생각이 떠올랐다.
----------------------------------------------------
나: 다담님 저 크레이지하고 좋은 생각이 났는데...
다담님: ?
나: 머리인형과 손인형중엔 어떤게 좋으십니까?^^
다담님: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다담님: 머리인형이 예쁘긴 한데 헤드셋때문에 올라갈까요?
----------------------------------------------------
(대화문 사용은 본인의 허가를 얻음)
하지만
머리인형과 손인형의 양자택일을 드린 것은 일종의 페이크였기 때문에
둘다 만들기로 함 ^^
코팅 올리기 전.
작은 소품이라 이것은 도색이 더 난관이다 싶어 평소처럼 스컬피로 만듦.
도색 도저히 못하겠을때는 스컬피만이 답인 것이다ㅠ
머리인형은 레그님의 헤드셋위에 올리기 좋게 안정적인 사각구멍이 뚫려있고...
살가드 손인형은 퍼티로 된 손에 직접 연결해야 하기 때문에 잡고있는 손 쪽은 역시 부러지지 않도록 경화퍼티로 되어있다.
이때쯤 이제 전체적인 조형은 완전히 끝났고 큰 도색만이 남았는데
사실 아직까지도 저 레이스들과 장식의 마스킹을 할 자신이 없었음.
마...스킹이란 무엇일까 그것은 자신과의 무한한 싸움...
참고로 이 얼굴파츠는 다담님이 보내주신 데칼붙인 얼굴을 막 다루기가 죄송스러워서
편하게 작업하려고 굴러다니는 얼굴에 색연필로 레드그레이브님의 용안을 그려 사용한 물건.
나중에 저것도 덤삼아 함께 보내드림.
위에 적은대로 놀랍게 잘 휘어지는 재질의 리본.
아 그리고 드디어 도색을 어떻게 했는지 쓰고싶은데
너무 힘든일은 오히려 지나간 다음엔 아무것도 기억나지 않습니다.
아무튼 열심히 했고 저는 이제 마스킹 숙련공이기 때문에 도색을 잘 할수 있게 되었습니다.
매우 감사합니다...
사실 중간에 다담님이 꼭 팔짱 낀 자세도 가지고싶다고 하시어
팔짱을 추가했더니 그렇다면 자연스레 넨도 레드그레이브님이 모든 스킬을 쓰실 수 있도록 해드리는것이
제작자 된 도리라고 생각되어 독단적으로 팔 파츠가 더 추가되었다. (다담님: 이건 못본 파츠인데요?!!)
S.S.S를 쓰시는데 B.P.A를 못쓰셔서야 지시자가 웁니다.
그리하여 보내드린것은 최종적으로 이 사진에 있는 물품이 전부.
자석 앞머리가 분실을 대비할겸 조금씩 다른 커브로 셋 있다.
머리는 이 사진으로 최종확인 받은 후 따로 무광코팅을 올림.
이같은 위업을 이루신 다담님의 열정과 애정에 테크웨이는 사죄해야한다...
반성하는 점은 넨도가 나오는 흥장르를 파본적 없는 사람이라 넨도에 무지하여
어차피 장발인데 가려지겠지? 하고 등의 받침대 접합부를 메워버리는 바람에
세우기가 조금 곤란해진 점...
엉덩이 관절이 받을때 조금 휘어있었는데 바로잡을 방법을 몰라서 그대로 진행했더니
서있을때 밸런스가 조금 안좋은 점?
기록을 남기고싶어서 썼는데
혹여 넨도 본체개조를 하실 계획이 있으신 분이 계시다면 도움이 되면 좋겠습니다.
(작업과정이 모두 생략되어 딱히 도움은 되지 않는다)
레드그레이브님 아름다우십니다!
'Other.' 카테고리의 다른 글
FF14 아트콘테스트 후기 (0) | 2017.10.22 |
---|---|
아바타룸박스 ´△` (0) | 2014.02.08 |